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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나도 작가/에세이

인생이 차암,,, 뜻대로 안 된다, 눈물이 난다(feat: 시간강사의 설움)

by Ella's Raum 2023.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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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참,,, 뜻대로 안 된다
사실은 '인생은 뜻대로 안 되는 것'이 기본값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누군가는 자신이 뜻하는 대로 흘러가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나와 같은 평범한 소시민들은 뜻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을 것 같다.
 
나는 몇 년전 어느정도 고용이 안정된 일을 하기 시작했지만,
고등학교 졸업이후 시작한 직장생활 중 많은 시간을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일을 했다.
나름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오늘은 오랜 시간동안 꾹꾹 눌렀던 설움이 눈물이 되어 흘러내린다.
 
고용은 안정이 되었으나, 내가 경제적 측면에서는 우리집 가장인 관계로,
월급을 받는 계약직 일을 하면서도, 오랫동안 일명 N잡러로 살아왔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최근에 하는 N잡은 대학 시간강사 일이다.
본업이 있는 비전임강사. 다행히 학기마다 4개월씩은 강의를 하고 강의료를 받는다.
최근 강사법이 개정되어 한 번 채용되면 해당 강의가 폐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3년동안 강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무척 기쁜 일이다.
3년의 강의기간이 끝나고 다시 공개채용의 과정을 거쳐서 이전 과목을 강의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물론, 나만의 생각이지만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해 그 과목은 내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학과측 실수로 공개채용 목록에서 내가 하던 강의가 누락되었고, 추가공고에 지원했다.
추가공고 기간이 촉박하여 강의계획서는 먼저 입력해달라고 하여 그렇게 했다.
 
하지만,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다는 노래 가사처럼
'혹시 다른 사람이 채용되는건 아니겠지?'하는 불안이 엄슴해왔으나,
애써 아닐거라 생각하며 일렁이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예상하듯이 강의계획서는 내가 입력하고, 강의는 다른 분이 채용되었다.
거기에 더해 마음이 더 내려앉았던 이유는, 과목에 따라 강사비라 다른 경우가 있다.
나는 제일 강사비가 낮은 과목만 배정해 준 것이다. 
강의를 아예 배정해주지 않은 것 보다는 감사하지만,
사실상 강사비는 차 주유비를 제하고 나면, 웃프다는 말이 떠오를 정도의 금액이다.
지도교수님이 퇴직하신 설움인가 하며 애써 마음을 달랬다.
 
지난학기의 쓰린 마음을 달래고, 다행히 2학기에는 4시수를 배정받아서 나름 위안이 되었다.
그런데, 오늘은 가슴이 쓰린 정도가 아니라, 아린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주에 학과장 교수님이 급하게 연락이 와서, 현재 강의중인 과목중에 한 과목을
새로 채용되는 교수님이 하게 되어, 한 과목만 강의하게 되었다는 말씀이셨다.
시간강사인 나로서는 섭섭하지만, "알겠습니다"라는 말밖에는 할 수 없었다.
뒤이어 감사하게도 한 과목이 줄어들게 되어 미안하니(사실 그 한 과목도 강사비가 최저이다.),
강사비가 정상적인 과목을 부탁하고 싶다고 했다. 해당 과목의 강사님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강의를 못 하게 되었다는 설명과 함께... 기꺼이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통화를 마무리했다.
 
기쁘면서도, 마음 한 켠 '이번에도 혹시, 번복이 되는 건 아닐까?'하는 불안함에
주교재를 아직 신청하지 않고 있었는데,,, ㅠㅠㅠㅠㅠ,,,,
아니나다를까 방금 전화가 왔다.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다른 분이 그 강의를 하게 되었다고.
미안하다는 말을 덧붙이셨으나, 이미 내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어쩔 수 없지요. 알겠습니다"로 통화를 끝냈다.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전화를 받았는데, 통화를 끝내고 나니 눈물이 차올라서
'급한일이 생겼다;는 거짓말을 하고 한 술도 뜨지 않은 식사를 물리고 나왔다.
 
사무실로 돌아오는 내내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눈에 힘을 팍! 주고 빠르게 걸어왔다.
'아, 인생 진짜 뜻대로, 내 맘대로 안 되는구나.'
'나는 왜 이런 일이 계속 생기는 걸까?'
'내가 잘못한 일이 이렇게 많은걸까?'
'평소 교수님들을 자주 찾아뵙지 않아서인가?'
여러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휘젖는동안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 말
'나는 왜 이렇게 재수가 없는가?'하는,,,  
 
그런적도 있었다. 어느 학교에 기간제교사 채용공고가 나서 지원하여,
1년동안 근무하게 되었다. 계약서에 학교장 도장, 내 도장까지 다 찍었다.
'도장까지 찍었으니 이제는 안심해도 되겠지'
학교 교감선생님이 보고 일정이 촉박하니 가는 길에 교육청에 들려서
인사과 담당자에게 서류를 전해주라고 하였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육청으로 갔고, 서류봉투를 내밀자 인사담당자가 난감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저, 선생님,,, 죄송하지만, 제가 서류를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네?? 왜,,,,"
"죄송하지만, 방금전에 그 학교, 선생님이 계약하신 그 자리에 정규직 인사발령이 났습니다.
해서 기간제TO가 취소되었습니다."
너무 당황하고, 무슨 일이 생긴건지 이해가 안 되었지만,
"아, 네. 할 수 없지요. 알겠습니다."하고 돌아서서 나와, 교육청옆에 있는 공터 벤치에서 멍하니 있었다.
다행히 계약했던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사정을 듣고 다른 학교 기간제TO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셔서
다시 서류를 준비하여 3일후, 그 학교에 채용되어  1년간 근무하게 되었다.
이런 일은 이후에도 몇 번 더 반복되었다.
 
맞다. 학교다닐 때도 그랬다. 매번 내 우유를 다른 아이들이 먹어버려도 말도 못 했다.
그 흔한 콩과자뽑기도 한 번도 안 뽑히고, 그 흔한 동네 마트 바가지도 당첨된 적이 없다.
나는 그저 성실하게, 열심히, 정직하게 사는 것이 나의 인생이구나 하며,
나름 열심히, 열심히 살았는데,,,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로, 첫째 키우던 2년을 제외하고는 단 한번도 일을 안 해본 적이 없는데.
그런데도 남들 다 있는 집도 한 채도 없고, 중고차로 구입해서 30만키로를 넘어가는 2000년식 차를
지금껏 타고 있고, 아이들이 서울로 대학을 갔어도 원룸을 얻어줄만한 여건이 안 되어서
좁디좁은 기숙사에서 머무르게 하고 있다.
 
이런 일을 종종 겪다보니 이럴때마다 주문처럼 되뇌인다.
'거기는 원래 내 자리가 아니었어. 내 것이 아닌거야.'
'나보다 더 필요한 사람에게 가야할 자리였던거야.'
'나보다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이 있었던거야'
'그래, 이 정도면 가난은 안 하잖아. 가난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집은 없어도 과일도 사먹고, 일년에 한 두번은 여행도 갈 수 있잖아. 그럼 된거지.'
'무얼 더 바래. 욕심이다. 욕심. 애초에 내 자리가 아니었던 것에 욕심내지 말자'
다시 나를 다독인다.
 
비록 강사비가 3만원이어도 꿈이었던 강단에 설 수 있게 되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자고. 다시 나를 다독인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열심히 살아왔다고, 성실히 살고 있다고.
 
그런데도 오늘은 눈물이 계속 차오른다. 오늘만 울어야겠다. 
내일부터는 다시 씩씩해지기로 하고, 오늘만, 오늘 하루만, 집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울어야겠다.
집에 들어가서는 웃는 얼굴로 "나 왔어요"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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