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까지는 모든 것이 좋았다. 유럽에서 맞이하는 첫 날, 빛나는 햇살도,
머리카락을 날리는 시원한 바람도, 맛있고 착한 가격의 빵과,
새콤달콤 시원~한 젤라또까지,, 정말이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기차를 기다리기 전까지는,,,
[부다페스트 켈레티중앙역]
거리마다, 건물마다 옛 유럽의 감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부다페스트.
우리는 유럽의 첫 관문으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했고,
본격적인 동유럽여행을 위해 기차를 통해서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이동하기로 했다.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을 수 있다는 생경한 경험을 앞두고,
우리 네사람은 굉장히 설레고 들뜬 기분마저 들었다.
켈케티역은 외관이 정말 예쁘고 멋있었다. 언뜻보면 마치 궁전처럼 보이기도 했다.
역시 로맨스 유럽~ 하면서 만족해하고 있을 때, 투둑투둑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였을까? 앞으로 다가올 오후시간동안 우리의 기분이
회색빛 구름과 같을 거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금강산도 식후경, 유럽왔으니 1일 1젤라또 ]
유럽에서 처음으로 타 보는 기차였기 때문에 나름 긴장이 되었다.
미리 출력한 기차표와 여권도 잘 챙기고, 점심을 먹기 위해
켈레티역 건너편에 있는 별로 크지 않은 빵 & 젤라또 가게로 들어갔다.
보기만해도 달콤한 맛이 혀끝에 느껴지는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알록달록한 컬러의 젤라또.
무엇을 골라도 천원이 넘지 않는 다양한 모양과 맛있어보이는 빵들.
각자 먹고싶은 빵과 음료, 후식으로 젤라또까지 착한 가격으로 먹고 나니,
정말이지 '아, 이런게 여행이지'하며 다들 한껏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길을 건너 켈레티역으로 들어섰다.
[비엔나행 기차가 사라졌다!!]
여느 기차역이나 그러하듯 켈레티중앙역에도 출발, 도착 시간이 안내되고 있었다.
우리를 비엔나로 데려다 줄 기차의 출발시간은 14:40 이었으나,
1시간 연착되어 15:40분에 출발한다는 내용이 표시되어 있다.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연착되어 15:40에 출발한다는 기차가 정작 출발시간이 다가오자
안내판에서 노선자체가 사라진 것이다.
[그렇게, 기약없는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기차가 연착이 되는 건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그럼, 기차표를 예매한 승객들에게는 어떻게 대응해줄건지,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다.
그때 당연스레 든 생각, 한국이었다면 어땠을까?
역무원들은 무엇때문에 출발이 지연되는지 안내해 줄 것이고,
시간이 더 늦어진다면 대체편을 투입해주는 등의 어떤 조치가 있었을 것이다.
아!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하더니, 정말 한국이 얼마나 좋은곳인지 새삼 알게 되었다.
그런 생각과 함께 떠오른 생각. 아! 우리 한국은 직원들이 정말 친절이 몸에 배었고,
그 직원들은 또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해 준 것인가?
그런데도 나는 입으로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달고 살았지만,
당연스러운 것으로 여겼구나 하는 반성도 함께 하게 되었다.
부다페스트 켈레티역에서는 연착된다는 안내는 커녕, 노선 자체가 사라지자
처음에는 '조금있다가 나오려나'했지만, 그 이후로도 한참이나 표시되지 않았다.
결국 물어물어 고객센터에 갔으나 말 그대로 문전박대를 당했다.
"고객센터안에 에어컨 틀어놨으니 밖에서 기다리다가 우리가 부르면 들어오라"는 답변.
친절과 빠른 안내가 당연했던 우리나라의 응대서비스가 그리워지며,
동시에 감사함을 새록새록 느끼고 있었다.
플랫폼의 더운 바람과 불안, 짜증스런 기분을 안고 고객센터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잠시후에 고객센터의 문이 열리며 들어오라는 손짓을 했다.
고객센터에 가서 "우리가 예매한 비엔나행 14:30 기차 안내표시가 사라졌다.
기차는 언제 오는 것인가?"라고 묻자, 특유의 어깨를 으쓱하더니 어이없는 한마디.
"그건 우리도 몰라. 저어기 기차표 사는 데 가서 물어봐."
아니, 진쫘,,, 화가 났으나, 어쩔수가 없잖은가.
다시 기차표를 파는 창구에서 줄을 서서
"우리가 예매한 비엔나행 14:30 기차 안내표시가 사라졌다.
기차는 언제 오는 것인가? 물었더니, 또다시 어깨를 으쓱하더니
"잠깐 기다려봐바. 우선 좀 비켜봐바. 뒤에 사람 표 끊어주고."
아아아니이이이이!!! 우리가 먼저 왔잖아요. 우리도 많이 기다렸다고요!!!!!!!!
다음 이야기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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